사각거리며 걸어가는 눈 위의 발소리처럼
내 마음속의 백지 위로 누군가
긴 편지 쓸 때 있습니다.
한 쪽 무릅 세우고
뭔가를 깎아 보고 싶어 연필을 손에 쥡니다.
주전자의 물이 끓는 겨울 저녁 9시
유리창엔 김이 서립니다.
내 마음에도 김이 서립니다.
때로 몸이 느끼지 못하는 걸
마음이 먼저 느낄 때 있습니다.
채 깎지 않은 연필로 종이 위에
'시간'이라 써 봅니다.
좀더 크게 '세월'이라 써 봅니다.
아직도 나는
내게 허용된 사랑을 다 써버리지 않았습니다.
**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의 용량은 얼마나 될까요?
혹 너무 많은 사랑을 하여,
남겨진 용량이 바닥을 드러내고는 있지 않은지..
내 마음의 여백에 가득 담아두었던
내 마음들을 정리하는 시간들을 가져보시면 어떨지요.
우리에게 허용된 사랑의 용량,
사랑과 희망으로 가득가득 채워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사진은 동네 어귀의 갯골생태공원에서 산책중에
연인의 모습이 정겨워서 몰래(?) 촬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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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철환님 참 오랜민이죠? 반갑습니다...
"연필 깍는 시간" 제목부터 참 마음에 듭니다...
"아직도 나는 내게 허용된 사랑을 다 써버리지 않았습니다."
사랑의 용량... 깊이 생각하게 되는 말이군요...
음악도 참 좋고 사진도 멋진 구도로 참 아름답게 잘 담았습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