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Untitled Document

제목: 또 한 해를 넘기며 / 김석규

글쓴이: 천연숙 * http://cys1935.zc.bz/

등록일: 2011-02-03 01:57
조회수: 977 / 추천수: 60

IMG_9905_1.jpg (279.0 KB)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2011-01-09 07:09:05
Aperture Priority | Multi-Segment | Auto WB | 1/320s | F8.0 | 0.00 EV | ISO-500 | 47.00mm | Flash not fired; Compulsory flash mode

또 한 해를 넘기며

보이지 않는 곳이 남아 있어 세상은 한 번 살아볼만 하다.
가는 것 그대로 가게 내버려 두고
그 흐름 위에 헛헛한 마음 씻어버리자.
돌아다 보면 하냥 시리고 추운 나날들
어디에 등을 기댈 곳이라도 있었더냐
바람 부는 벌판을 홀로 지나왔다.
날이 새면 기만과 배반으로 금이 간 얼굴
고추가루보다 매운 날의 찢기고 할퀸 자국으로
아주 젖어 있거나 흐려 있는 일상
실패했으나 결코 패배하지는 않았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아직도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그리 쉽게는 아물지도 않을 상처 다독거리며
붉은 놀 날개죽지에 묻혀 돌아가는 저녁
더 늦기 전에 어두어지기 전에
숟가락소리 나는 밤상머리 불을 밝히고
쏟아지는 푸른 종소리와 눈부신 햇살을 퍼담기 위해
버려운 채로 녹슨 그릇을 닦자.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끝이 남아 있고
부대끼며 살다 마침내 탈진하여 땅바닥에 엎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 가야할 길이 있어 세상은 한번 살아볼 만 하다.

- 김석규님 -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권한이 없는 회원레벨

번호	글쓴이	제목		등록일		조회
36	천연숙	침묵의 이유 / 정유찬	2011-01-28		982

35	천연숙	좋은 인연 1	2011-02-02		943

	천연숙	또 한 해를 넘기며 / 김석규	2011-02-03		977

33	천연숙	어느날 오후 풍경 / 윤동주 ♬	2011-04-12		810

32	김인실	lovely growing old 1	2011-04-29		819

31	길 손/조홍현	생각날 때면...	2011-05-28		681

30	길 손/조홍현	언제 올거야?	2011-06-12		682

29	한강맨/양승하	교수님께 드립니다 4	2011-07-15		694

28	강홍식	얼마나 닦아야 거울마음 닮을까 / 불찬가 2	2011-08-22		585

27	大谷/鄭德埰	안녕하세요 1	2011-12-08		318

26	박스	謹賀新年 1	2011-12-27		331

25	박명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	2012-01-03		267

24	남향/홍승표	설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1	2012-01-22		307

23	김남연	전시회 잘 마무리 지었읍니다. 1	2012-05-30		266

22	천연숙	휴 (休) / 홍미숙	2012-10-21		341

1 2 3 4 5 6 7 8 9 10

Untitled Document